대만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야시장이 많다고 한다. 타이베이에도 수많은 야시장이 있다. 3박 4일 일정이라면 1일 1 야시장 해도 모자라다. 스린, 닝샤, 라오허제 등이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야시장인데 우리는 스린야시장을 갔다. 제일 익숙한 이름이어서 갔을 뿐 스린 야시장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나이키 같은 브랜드 매장도 있고, 쇼핑거리, 음식거리 등을 판매하는 노점이 길게 늘어선 곳이 야시장인데 사실 쇼핑보다는 먹으러 가는 곳인 것 같다. 야시장에서는 후추빵, 소세지, 굴전, 지파이, 고구마볼, 생과일주스, 취두부 등 아주 다양한 대만의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스린야시장 네온사인은 지도상 표시된 곳에 위치하고 있음)
스린야시장은 타이베이 북부에 위치하고 있다. mrt로 간다면 스린역보다는 지안탄역에서 내리는 것이 가깝다. 역에서 내려서 야시장 쪽으로 길을 건너려고 보면 인생네컷도 있고 진라면 옥외광고도 있어서 잠시 한국인가 싶기도 하다. 일단 골목으로 들어가 보자 해서 들어갔는데 먹거리보다는 옷가게, 뽑기 등 게임을 할 수 있는 가게 등이 많아서 잘못 왔나 싶었다.
인생네컷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가면(지도상 노란색 표시) 먹거리가 있긴 있지만 그렇게 많지 않고 빨간색으로 표시한 거리가 먹거리 노점이 즐비한 거리다. 노란색으로 표시한 곳에 들어서자마자 사람이 참 많아서 헉했는데 빨간색으로 표시한 곳은 사람은 많고 거리가 더 좁아서 이동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더 힘들게 만든 것은 취두부 냄새. 샤먼을 갔을 때 취두부를 먹고 응? 생각보다 냄새도 안 나고 맛도 괜찮은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샤먼에서 먹은 건 취두부의 ㅊ도 아니었다. 동생이 야시장 다녀오면 머리와 옷에 냄새가 밴다는 후기를 봤다고 이야기해 줄 때 별 생각이 없었는데 갑자기 걱정되기 시작.. 취두부집 반경 10m에서 냄새나고 바람이 불면 계속 난다. KF94 무소용.
사람이 너무 많아서 뭘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쉽게 시도할 수 없었다. 큰길로 나왔을 때 겨우 한숨 돌리고 무엇을 먹을지 생각해 봤는데 첫 번째 메뉴는 굴전이었다. 그때서야 스린야시장 굴전 검색. 그 결과 찾은 곳은 충성호.
[충성호 : 스린야시장 굴전]
영업시간 : 오후 4시 ~ 오전 1시
현금 결제, 라인페이 가능
충성호 찾기는 어렵지 않다. 지도 따라가면 빨간 외벽, 빨간 글씨의 간판 그리고 줄 선 사람들 때문에 골목 초입부에서부터 눈에 띈다. 웨이팅 10분 정도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메뉴는 사진 찍어서 번역기로 돌렸다. 굴이 지렁이로 번역 돼도 놀라지 말기.. 돼지뇌탕, 바삭바삭한 썩은 콩 나와도 놀라지 말기.. 사진도 참고하고 해서 뭘 먹을지 결정했는데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안 생겨서 안전하게 굴전 2개와 찐 새우, 맥주 3캔을 주문했다. (총 410 대만달러)
2층 카운터에서 주문하고 선불로 결제. 트래블 월렛에 충전하고 라인페이 등록해서 사용했다. 직원이 결제할 금액 알려주면 큐알코드 찍고 금액 입력하고 결제한 후 다시 직원에게 보여주면 됐다. 번호판을 세워두면 음식을 가져다준다. 여기서만 먹기엔 적은 양이지만 또 다른 것들도 먹을 예정이니까 맛볼 정도로만 주문했다. 젓가락과 소스 등은 한쪽에 준비되어 있으므로 필요한 만큼 가져오면 된다.
굴전에는 소스가 곁들여져서 나온다. 무슨 소스인지 모르겠으나 낯선 맛은 아니었다. 굴전의 반죽은 전분물이라 쫀득한 식감이었다. 굴 사이즈는 한국 굴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편. 사실 나는 익힌 굴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래서 더 좋았다. 배추 같은 채소도 들어가는데 맛있었다. 우와아아 맛있다! 는 아니지만 대만 야시장에서 먹을 수 있는 별미이기도 하고 타이완 맥주와 곁들이면 나름 괜찮은 조합이어서 한 번쯤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새우는 우리가 아는 새우맛. 낯선 음식들 사이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음식이었다.
[스린야시장 대만 소세지 : 달콤한 소세지?]
위치 : 충성호 골목 초입부
현금결제
대만소세지가 맛있다고 이야기 들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충성호 바로 앞에 사람이 줄 서 있는 노점이 있어서 먹어보았다. 핫도그처럼 빵이랑 같이 먹는 메뉴도 있고 큰 소세지도 있는데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꼬치를 먹었다. 기본맛과 블랙페퍼맛이 있어서 하나씩 주문. 하나에 35 대만달러였다. 한 입 먹어보고 깜짝 놀란게 소세지 하면 떠오르는 짠 맛의 자극적임이 아니었다. 그 대신 엄청 단 맛이 느껴졌다. 대만 소세지 특징, 달다. 블랙페퍼맛도 달달하지만 기본과 달리 후추의 톡 쏘는 맛이 있었다. 굴전과 마찬가지로 한 번쯤 경험해 보면 좋을 맛이었다.
[18번 지파이 : 롯데리아 말고 현지에서 먹어보자]
위치 : 세븐일레븐 앞 그 어딘가.
현금결제
지도상 세븐일레븐 앞에도 노점이 길게 늘어서 있다. 거의 모든 집이 줄이 긴데 그중에서 간판에 18이라고 쓰여있는 집이 지파이 집이다. 지파이는 하나에 100 대만달러였다. 지파이란 대만식 닭가슴살 튀김이라고 보면 된다. 현지의 맛과는 다르지만 우리나라 롯데리아에서도 지파이를 팔았기 때문에 아는 사람은 아는 메뉴이다. 닭가슴살을 넓게 펴서 튀긴 음식인데 상당히 사이즈가 크다 싶었는데 밑부분엔 뼈도 있어서 순살은 아니었다. 지파이에서도 대만 음식 특유의 향이 나기 때문에 그 향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튀김옷이 바삭하고 살코기가 두툼하고 하더라도 안 좋아할 가능성이 크다. 이 또한 역시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한 음식이었다.
아쉽게도 야시장에서 엄청 맛있어서 반한 음식은 없었다. 고구마볼도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조금씩 여러 개 먹었어도 배는 불러서 아쉽게 포기했다.
스린야시장은 중심부랑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편이다. 중심부에도 다른 야시장이 많아서 굳이 스린야시장까지 와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사실 우리는 야시장 다음 일정이 타이베이 101이라서 라오허제 야시장을 가는 게 동선상 베스트였다는 것을 이 글을 작성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예스진지 투어 가이드님이 말씀하시길 스린야시장은 한 물 갔고 요즘은 닝샤랑 라오허제가 더 낫다는 말씀을 하셨다. 스린야시장의 과일상인들이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씌워서 뉴스에도 나오고 이미지가 안 좋아져서 현지사람들은 잘 안 간다고 했다. (그런데 그 과일 상인들이 또 다 다른 야시장으로 옮겨가서 현재 스린야시장에는 없다고도 하셨다.)
그래도 야시장은 구경하는 재미와 낯선 음식에 도전해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다음에 타이베이를 다시 찾는다면 다른 야시장도 도전해 보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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