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여행을 가던 맛있는 것을 다 먹기엔 3박 4일은 부족한 것 같다. 타이베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곱창국수, 이미엔, 망고빙수, 훠궈 등 못 먹고 돌아온 음식이 많은데 다시 타이베이를 간다면 또 먹고 싶은 음식도 있었다. 마지막 날 아침과 점심으로 먹은 푸항또우장과 진천미이다. 푸항또우장은 콩국이라 할 수 있는 또우장과 화덕에 구운 빵을 파는 곳, 진천미는 사천요리 전문점이다.
● 푸항또우장 : 또우장과 빵, 대만 스타일의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
또우장이란 豆漿 콩 두, 즙 장. 말 그대로 콩국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에서 먹는 콩국수의 콩국과 두유보다는 묽은 느낌이고 짠맛보다는 달콤한 맛이다. 대만, 중국에서는 주로 아침식사로 먹는 음식인데 한국에서도 대구, 부산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나는 예전에 부산역 앞 신발원이라는 만두가게에서 콩국을 먹어본 적이 있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는데 색다르면서도 매우 맛있게 먹어서 대만에서도 꼭 먹고 싶은 음식 중 하나였다. 타이베이에서 유명한 또우장 가게는 푸항또우장과 용허또우장. 구글맵 기준 푸항또우장이 별점이 더 높아서 우리는 푸항또우장으로 갔다.
위치 : 산다오스(Shandao Temple) 역 5번 출구
영업시간 : 화~일 오전 5:30 ~ 오후 12:30 (월요일 휴무)
현금결제 또는 라인페이 가능
평범한(?) 오전 시간에 가면 한 시간 정도 기다린다고 하여 우리는 mrt 첫 차를 타고 6시 15분쯤 도착했다. 웨이팅이 길어서 줄이 눈에 띌 줄 알았는데 비도 오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줄이 눈에 띄지 않아 입구를 못 찾았다. 반대 방향으로 건물 한 바퀴를 삥 돌고 나서야 찾은 줄. 왼쪽 사진처럼 산다오스역 5번 출구로 나오면 건물을 끼고 오른쪽 코너를 돌아 건물 중간쯤 가면 2층 푸드코트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줄이 짧을 뿐 아예 없진 않았다. 그래도 주문까지 10-15분 정도였으니까 양호한 편이었다. 식사, 포장 구분 없이 다 줄 서면 된다.
2층 푸드코트. 아침 일찍이라 다른 집은 다 닫고 푸항또우장만 열려 있다. 6시 30분인데 거의 찬 상태. 일행이 있다면 주문하는 사람과 자리 맡는 사람을 나눠야 한다.
줄 서면서 빵 굽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다. 이곳 앞에 사진과 한자, 영어로 적힌 메뉴판이 여러 개 준비되어 있다. 하나 가져와서 보면 되는데 크게 또우장과 다양한 빵종류, 계란 같은 기타 메뉴이다. 주문하는 곳은 옆으로 이동하면서 순차적으로 주문하게 되는데 1번 분에겐 또우장을, 2번 분에겐 그 외 메뉴를, 3번 분에게 계산을 하면 된다. 영어가 가능하신 듯했지만 메뉴판 들고 가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주문했다.
우리는 1. 또우장(cold), 3. 솔티또우장, 12. 두꺼운 빵(+계란), 21. 얇은 빵 41. 딴삥, 45. 요우티아오를 하나씩 포장주문했다. 총 220 대만달러. 한국 돈으로 약 9천 원 정도다. 계산은 현금으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넷이 먹기에 빵 개수는 적당했고 또우장은 입에 맞는다면 부족한 양이었다. 또우장을 하나 정도 더 시키면 좋을 듯.
따뜻한 것은 숙소 오면 다 식을 것 같아서 차가운 또우장으로 주문했다. 달콤하고 묽은 두유맛. 부산에서 먹은 것과 똑같았다. 요우티아오를 넣어서 먹으면 되는데 차가운 것이라 그런지 콩국을 푹 흡수하기보단 바삭한 맛으로 즐길 수 있었다. 나는 시리얼 먹을 때도 바삭한 것을 좋아하는 파라 좋았다. 솔티또우장에는 파, 새우젓 등이 들어가 있다. 일반 또우장이랑은 전혀 다른 맛. 계란탕, 순두부찌개 같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요우티아오도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는데 뜨거운 데에 들어가 있어서 형체는 거의 알아보기 힘들었다. 가기 전 보았던 후기에 한국인들 입맛에 맞는 별미라고 추천한다고 하는 글을 봤는데 아쉽게도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나는 일반또우장이 훨씬 맛있었다.
딴삥은 쫄깃한 피에 계란 등이 들어간 음식. 이것도 아침식사로 많이 먹는다고 했다. 쫄깃한 식감 좋아하면 좋아할 것 같다. 얇은 빵과 두꺼운 빵은 화덕에 구워서인지 매우 담백했다. 조금 단단한 치아바타라고 해야 할까. 나는 담백한 빵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맛있게 먹었다.
또우장 메뉴 자체가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하던데 우리 그룹은 모두 호! 한국에서 어디서 먹을 수 있는지 다들 검색해 보았다. (참고로 대한콩국이 프랜차이즈화 되어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만약 푸항또우장을 간다면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웨이팅이 비교적 짧은 6~7시 이른 아침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 진천미 : 시먼딩에서 먹는 사천요리 맛집
체크아웃은 12시. 에어비앤비에 짐을 보관하기엔 어려워서 코인락커가 넉넉하게 남아있는 시먼역으로 가기로 했다. 점심은 뭐 먹지 하다가 한국인들이 많이 간다는 진천미를 가보기로 했다.
위치 : 시먼딩. 시먼역 6번 출구 도보 6분 거리.
영업시간 : 수~일 오전 11시~오후 2시 / 오후 5시~9시 (월, 화요일 휴무/브레이크타임 오후 2시~5시)
현금으로만 결제 가능
오후 1시쯤 도착. 2시부터 브레이크 타임이라 서둘러 갔더니 앞에 3팀 정도 웨이팅이 있었다. 회전율이 나름 빨라서 10분 정도 기다리고 입장. 앉아서 먹는 내내 계속 손님들이 왔다. 1시 40분에도 입장하는 손님이 있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맛집이라 그런지 우리가 먹을 때도 2/3은 한국사람인 것 같았다. 양 사이드로는 4-5인석이 있고 가운데에는 동그란 원형 테이블이 세 개정도 있었다. 원형 테이블은 다인원 팀 또는 소규모 인원이 테이블을 셰어 해서 앉아 먹는 시스템이었다.
메뉴판을 찍지 못했지만 애피타이저, 해산물, 치킨 등 카테고리 별로 묶여있고 한 다섯 페이지는 되는 것 같았다. 우리는 파볶음, 두부튀김, 공심채볶음, 탕수육, 닭고기캐슈볶음, 오이반찬과 밥을 주문했다. 한 메뉴당 양은 1인분 정도 되는 양으로 그리 크지 않았다. 한 메뉴당 200-400 대만달러 사이. 대신 다양하게 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우선 파볶음. 쪽파와 다진 돼지고기를 볶은 메뉴인데 간간해서 밥에 곁들여 먹으면 맛있었다. 두부튀김은 아주 부드럽고 맛있었다. 계란과 연두부 사이의 맛과 식감이었다. 이렇게 두 개가 거의 모든 테이블에서 시키는 시그니처 메뉴다. 생애 첫 공심채볶음을 여기서 먹어봤다. 맛있게 먹었는데 특별한 맛이 있다기 보단 식감이 좋았고 채소를 먹는다는 데에 의의를 두었다. 탕수육은 맛없기 힘든 메뉴. 역시나 새콤달콤 맛있었다. 처음에 사진 순서로 보고 헷갈려서 등심튀김이라는 메뉴를 주문했는데 한국인들이 먹는 건 '탕수육' 메뉴라고 직원이 고쳐줬다. 다행히 익숙하면서도 먹고 싶은 메뉴를 먹었다. 닭고기캐슈볶음도 맛있었다. 캐슈넛은 달달한 설탕처리가 되어있었고 닭고기는 짭짤했다. 단짠단짠 메뉴. 오이반찬도 안 시키면 서운할 뻔했다. 짭조름하면서 시원한 게 계속 들어가서 한 접시 추가해서 먹었다. 밥도 한 공기 추가. 배는 부른데 뭔가 아쉬워서 메뉴 하나 정도 더 먹을까 하다가 말았다.
메뉴 가짓수가 엄청 많은데 익숙한 메뉴들로 주문하면 위험부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대만 요리 특유의 향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진천미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난이도 '하'의 식당이었다. 네 명이서 메인메뉴 5개, 음료 2병, 밥 3 공기, 오이반찬 2 접시 먹고 1,130 대만달러 나왔다. 한국 돈으로 47,500원 정도. 가성비도 좋고 맛도 다 맛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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