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

[캐나다/밴쿠버] 다운타운, 랍슨스트릿, 스탠리파크 걸어서 한 바퀴(Robson St. Stanley Park)

Larie 2023. 12. 29. 13:39

 

 

2023.10.7~12 캐나다 밴쿠버 여행기 : 비 오는 날 랍슨스트릿, 스탠리파크를 걷다.

햇볕이 쨍쨍하고 맑디 맑았던 전날과 달리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다. 비 오는 날 어디를 가야 할까 하다 정한 오늘의 일정은 내가 살던 동네, 다운타운 랍슨스트릿과 스탠리파크다. 

 

밴쿠버 다운타운 랍슨스트릿

버스 타고 10시 반쯤 도착한 다운타운. 바로 랍슨스트릿이다. 나는 밴쿠버로 워홀 오기 전까지 랍슨스트릿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몇몇 지인은 내가 밴쿠버로 간다니까 "어머 랍슨스트릿에서 쇼핑도 하고 그러겠네~" 했다. 랍슨스트릿은 밴쿠버에서 '쇼핑'하면 떠오르는 지역이다. 노드스트롬, 위너스와 같은 크고 작은 쇼핑몰이 있고 빅토리아시크릿, 룰루레몬, 자라, 스와로브스키, 나이키, 바나나리퍼블릭, 맥, 세포라, 키엘, 록시땅 등 아주 다양한 샵들이 있다. 쇼핑 좋아하는 사람들은 랍슨스트릿에서 반나절도 부족할지도 모른다. 쇼핑에 관련된 것만 있는 것은 아니고 옥색 지붕으로 유명한 페어몬트 호텔, 밴쿠버 아트갤러리 등도 랍슨스트릿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밴쿠버 인디고

[문구류 좋아하는 사람은 인디고(Indigo)로]

나는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필요한 것만 딱 사고 나오는 스타일. 그런 나에게도 랍슨스트릿에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곳이 있다. 바로 인디고. 인디고는 서점이다. 책을 구경하기보단 책 외의 것 구경하는 게 재밌다. 문구류라고 해야 할까. 2015년 밴쿠버에서 지낼 때 인디고에서 예쁜 노트들을 종종 사곤 했다. 이번에 갔을 때는 사진은 없지만 곧 할로윈 시즌이라 할로윈 관련 물품들도 많았고 가을 느낌으로 꾸밀 수 있는 물품들도 있었다.

인디고에는 관광객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선물, 기념품 거리가 많은 것 같다. 언제부터 준비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10월 넘어서 가니 2024년도 달력들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나를 위한 선물 또는 다른 사람을 위한 선물로 그림이 예쁜 달력들도 좋은 것 같다. 마음에 드는 것 다 사고 싶었지만 미국에서 넘어갈 때 이미 짐이 1kg 정도 초과해서 뭘 마음껏 살 수가 없었다. 아직도 저 스트레인저띵스 책갈피가 눈에 아른거린다.. 엄마 좋아할 것 같은 로브랑 동생이 좋아하는 오피스 달력도 있었는데.. 

 

 

밴쿠버 맛집 포 익스프레스

[랍슨스트릿 맛집 추천 : 포 익스프레스(Pho Express Ankor Noodle House)]

랍슨스트릿에는 다양한 맛집이 많다. 라멘집도 많고 한식집도 많고 파이브가이즈, 레드로빈스 같은 버거집도 있다. 그중에서 내가 소개할 곳은 포 익스프레스라는 곳. 내게는 정말 추억의 장소다. 밴쿠버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점 꼽으라면 여기다. 쌀국수 전문점으로 워홀러 때 살던 집이랑 가까워서 자주 갔던 곳이다. 메뉴는 쌀국수뿐 아니라 전채요리, 밥 메뉴 등 다양한 베트남, 태국 요리가 있다. 친구랑 둘이 가면 항상 쌀국수(하우스 스페셜) 하나와 치킨라이스 하나를 시켜 나눠 먹었다. 

8년 만이라니. 들어가기 전부터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갔다. 항상 가면 "How many?"라고 물으셔서 하우매니 아저씨라고 부르던 사장님은 안 계셔서 조금 아쉬웠다. 혼자 갔으니 쌀국수는 패스하고 치킨라이스를 주문. 풀네임은 Lemon Grass Chicken, Fried Egg with Rice. 앞에 번호가 붙어 있어서 번호로 주문하면 간단. 진저에일 캐나다 드라이도 마셨다. 캐나다 드라이는 한국에도 팔지만 잘 안 사 먹는데 이번 캐나다 여행에서는 1일 1 캐나다 드라이했다. 

치킨라이스. 받자마자 감격했다. 내가 널 다시 먹게 되는구나. 부위는 퍽퍽하지 않은 다릿살인 것 같고 간이 아주 딱 알맞다. 레몬그라스향은 많이 안 난다. 같이 나오는 느억맘소스(피시소스)를 골고루 뿌리고 닭을 잘 잘라먹으면 끝. 얼마나 맛있게요. 사이드에 나오는 채소절임도 곁들여 먹으면 정말 맛있다. 쌀국수는 한국에도 맛집이 많지만 이 치킨라이스를 파는 곳은 못 봤다. 제발 이런 비슷한 음식이라도 파는 곳을 아신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밴쿠버 스탠리파크

[밴쿠버 Must Visit Place  스탠리파크(Stanley Park) : 걸어서 돌면 얼마나 걸리게] 

미국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캐나다 밴쿠버에는 스탠리파크가 있다. 다운타운 북서쪽에 위치한 스탠리파크는 400 헥타르의 규모인데 한국 단위 '평'으로 환산하면 121만 평이라고 한다. 얼마만 한 건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크다. 보통 관광객들은 자전거를 빌려서 한 바퀴 돌아본다. 나는 우비도 없고 자전거 잘 탈(?) 자신이 없어서 그냥 걷기로 했다. 워홀러로 살 때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스탠리파크 걸어서 한 바퀴 도전!

점심 먹고 스타벅스에서 브루드커피 한 잔 사서 스탠리파크로 갔다. 바로 앞. 나는 데보니안 하버 공원에서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로 했다. 아 한 바퀴 돌기 전에 화장실이 보이면 꼭 화장실을 다녀오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언제 이 공원을 빠져나올 수 있을지 모른다. 토템폴까지는 계속 열심히 바닷가를 따라 돌았다. 가는 길에 단풍도 구경하고 캐나다 구스 거위들도 구경하며 걸었다. 처음에는 걸을만하고 재미있었는데 한 시간, 두 시간이 흐르고 웨스트 밴쿠버로 가는 라이온즈게이트브릿지를 지나면 왼쪽으론 절벽만, 오른쪽으로는 망망대해만 보여서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상태가 된다. 그러다가 드디어 아는 돌덩이(Siwash Rock)가 나와서 안심하게 됐다. 조금만 더 걸으면 Third beach, 또 좀 더 걸으면 Second beach. 

 

밴쿠버 잉글리시 베이

앞에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릴 뻔했다. 드디어 스탠리파크에서 벗어날 수 있구나. 데보니안 하버 공원에서 반 시계 방향으로 돌아 잉글리시베이까지 자그마치 3시간 정도 걸렸다. 비가 와서 우산도 들어야 하고 벤치가 젖어 어디 앉아서 쉬지도 못하고 3시간 내내 걷기만 해서 내게 남은 건 피곤뿐.. 옛날에 밥 먹듯 갔던 잉글리시 베이 비치를 봐도 반갑지가 않았다. 슬픈 기억..

스탠리파크를 간다면 1. 자전거를 탈 줄 안다면 자전거 빌려서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을 추천. 약 한 시간 정도 걸린다. (공원 내에서 자전거는 일방통행이므로 반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한다.)  2. 걷기로 결정했다면 꼭 날씨가 좋은 날 가길. 한 바퀴 도는 것은 3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을 참고. 

 

 

3시 반 정도. 숙소로 돌아가기엔 아쉬운 시간이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아이디어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 기력도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서 일단 숙소로 돌아갔다. 버라드브릿지를 건너서 숙소로! 일단 가서 씻고 좀 쉬었다. 이 날은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이었다. 주택가에 있는 상점들은 쉬거나 일찍 닫는 분위기라서 저녁으로 맥도날드 추억의 메뉴들로 사 왔다. 버거는 더블치즈버거. 패티와 치즈만 들어있는데 왜 이렇게 맛있지. 한국에도 있는 메뉴지만 캐나다에 비하면 가격이 두 배 정도라 있던 맛도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감자튀김에 금액 추가해서 푸틴으로 만들어왔다. 캐나다 음식 하면 푸틴이지. 마지막으로 Coffee w/ 2 cream, 2 sugar. 각각 맛있는 것에 맛있는 것을 더하면 더 맛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