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샤먼 3박 4일 패키지 3일 차 이야기.
3일 차는 전체 자유일정이었다. 우리는 한 분 빼고는 다 같이 동일한 선택관광을 선택해서 자유여행이 아닌 평소 패키지 일정같이 느껴졌었다. 선택관광에는 세 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남정토루 투어(USD 100), 마사지(USD 55)를 선택했다. 남정토루를 가는 일정을 위해서 아침 8시에 집결했다.
[남정토루 투어]
남정토루는 샤먼 시내에서 편도로 2시간 정도이다. 출근 시간이라 길이 막히면 어떡하나 했는데 시내 일부 말고는 원활하게 달렸다. 가이드님 말로는 우리가 달려온 고속도로가 얼마 전에 개통하여 남정토루까지 가는 게 수월해졌다고 하셨다. 중간에 휴게소도 들렀는데 새 고속도로 티 나는 게 정말 화장실만 있고 아직 휴게소다 싶은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었다. 건물만 지어져 있고 공실인 느낌. 도시 구경만 하다가 달리는 창 밖 구경을 하다 보니 두 시간이 금방 흘렀다.
남정토루는 쉽게 토루 마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우리가 타고 온 버스로 둘러보지 않는다. 마을 입구 관광서비스센터에서 입장료를 내고 마을 안을 다니는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서 구경하고 또 다른 셔틀버스를 타고 그렇게 둘러보는 시스템이었다.
첫 목적지를 향해 굽이진 산길을 달린다. 달리는 내내 토루들과 이국적인 나무들, 대나무, 차밭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한 15분 정도 차를 탄 것 같은데 좋은 버스도 아니고 길이 상당히 꼬불꼬불해서 평소 멀미를 한다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우리 그룹에서 애들도 그렇고 어른도 멀미를 심하게 한 분도 있다.
여기서 푸젠성 토루에 대해 잠시 알아보자면
푸젠성 토루란? 푸젠성(복건성) 토루는 15세기~20세기에 걸쳐 지은 46채의 가옥이다. 타이완 해협 내륙에 있는 푸젠성 남서쪽에서 120㎞ 떨어진 지역으로 차, 쌀, 담배 경작지 사이에 흙으로 지은 방어 목적의 집단 주택이다. 여러 층으로 된 토루는 안쪽에 개방형 마당이 있고, 마당을 중심으로 원형 또는 사각형 모양으로 지어졌다. 토루의 출입구는 단 하나이며, 1층 이상에만 바깥으로 난 창문을 만들들었다. 한 채의 토루에는 최대 800명까지 수용할 수 있었다. 토루 한 채에 한 씨족 전체가 살면서 마을 단위의 기능을 했기 때문에 ‘씨족 소왕국’이라고도 불렸다. 가장 정교한 건축물은 17세기~18세기에 만든 토루다. 토루 내에서는 가족 단위로 수직적으로 구분하여 거주하였다. 한 가족 당 한 층에 있는 방 2개~3개씩을 사용했다. 외관은 단순해 보이지만 장식이 많은 경우도 있었고 내부는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토루는 공동생활과 방어 조직의 형태를 지닌 건축의 전통과 기능을 보여 주는 특별한 사례로 특히 자연환경과 조화로운 관계를 지닌 점이 인류 정주 공간의 뛰어난 사례라 할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391956&cid=62346&categoryId=6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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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젠성 토루는 매우 역사가 깊으며 2008년에는 46채의 전 토루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전 날의 망고떡과 더불어 토루도 신서유기에 나와 신서유기 시청자들에겐 익숙할지도 모른다.
[전라갱]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전라갱'이라고 불리는 토루다. 전라갱은 이 지역 사람들이 밭에 있는 우렁이를 많이 잡아먹어서 지어졌다고 한다. 전라갱은 사각 한 채, 원형 네 채의 토루가 모여있는데 네 개의 반찬, 하나의 탕을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사채일탕(四菜一湯)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전라갱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위에 있는 전망대에서 전체적인 풍경을 볼 수 있고 또 전망대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서 토루를 직접 살펴볼 수도 있다. 우리는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고 더 내려가 아래에 있는 또 다른 전망대에서 구경했다. 여기를 돌아다니다보면 한글로 직역한 안내문이 굉장히 재밌다. '전라갱토루군'을 '우렁이구덩이토빌딩숲'이라고 하거나 'Notice'를 '훈훈한 힌트'라고 한다.
[점심식사]
점심식사도 토루마을에서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민박집 같은 곳이랄까. 숙박도 가능하면서 우리 같이 단체식사도 가능한 공간이었다. 사실 여기 오기 전 남정토루 투어에 대해 검색했을 때 다들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다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 숙소 앞 마트에서 간식거리 마련해서 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까먹고 빈손으로 오게 되어 걱정되었다. 그러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모두가 정말 맛있다고 계속 말할 정도였고 나 같은 경우 샤먼 3박 4일 있으면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 이때 먹은 음식이었다. 사진에 있는 음식보다 더 많았는데 두부요리, 가지, 갖가지 채소볶음, 고기반찬, 국 등 아주 다양한 음식이었다. 가이드님이 말하시길 이 집과 거래를 한지 한 3년 정도 되었다고 하셨다. 나름 오랜 기간이니 여태까지 많은 한국인 손님을 받으면서 파악한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을 알고 내주신 게 아닌가 싶다. 만약 하나투어를 통해 남정토루 투어를 간다면 식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식사를 하고는 2층에 올라가서 둘러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차를 맛보며 마음에 드는 차를 구매하는 분들도 계셨다. 나는 2층을 한 번 둘러본 뒤 차 시음 대신 고양이랑 놀았다. 두 마리의 성묘와 여러 마리의 아깽이들이 있었는데 아깽이들은 정말 조그마하고 귀여웠다.
[유창루]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유창루이다. 유창루는 현존하는 토루 중 가장 오래된 토루로 약 700여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방 개수는 270여 개이고 5개의 성 씨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다른 토루 같은 경우 공동 우물을 사용하는데 유창루는 각 가정마다 우물이 하나씩 있다고 한다. 유창루는 직접 들어가서 구경했다. 참고로 토루를 입장할 때는 별도의 입장료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전라갱은 외부에서만 구경하고 유창루만 들어간 것 같다. 유창루는 워낙에 커서 카메라에 한 번에 담기가 힘들었다. 다행히 가기 전에 아이폰 15를 사서 0.5배 줌 촬영이 가능했다. 0.5배 줌으로 찍어도 이 정도. 유창루에는 사진을 찍어서 프린트해 주는 상인들이 몇 명이나 있다. 정말 정말 열심히 호객행위를 한다. 여러 번 계속 거절을 했다. 그런데 가이드님이 우리 사진 찍어줄 때 가이드님 옆에 서서 찍더니 프린트해 와서 일단 들이댄다. 아빠는 결국 구매를 하게 되는데 가격은 100위안으로 사실 한국 돈으로 2천 원도 안 되는 가격이다. 그래도 이렇게 사게 될 거였으면 포즈 잡고 잘 찍었어야 하는데 우리는 가이드님이 들고 있는 카메라를 보고 있으니 이 사진은 시선도 맞지 않았다. 그래도 웃픈 기념품이 생긴 기분이었다.
[탑하촌]
남정토루 투어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탑하촌. 유창루에서부터 우리가 타고 샤먼으로 돌아갈 버스를 탈 수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 길이었다. 탑하촌은 장 씨들의 집성촌이자 장수 마을이라고 한다. 특별하게 구경할 거리가 있진 않았으나 조용하니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ASMR이 되어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날씨도 좋고 고즈넉하니 좋았다.
이렇게 남정토루 투어는 마무리하고 다시 2시간을 달려 샤먼으로 돌아갔다. 다음 선택관광으로는 마사지가 있었다. 오기 전부터 중국에서 마사지는 받아보고 싶었어서 신청했다. 사진은 없지만 되게 고급스러운 마사지샵이었다. 안내를 받아 들어가서 환복 후 과일을 먹고 있으면 담당 마사지사가 와서 90분 정도 발과 전신 마사지를 해준다. 여행 오면 오래 걷고 해서 몸에 피로가 쌓이는데 이렇게 마사지를 중간쯤에 받아주면 좋은 것 같다. 이곳은 간단한 뷔페도 제공하는 마사지샵이라 마사지를 받고 나서 저녁식사도 여기서 해결했다. 아쉽게도 과일코너에 망고는 없었지만 맛있는 용과가 있었다. 한국에서 먹는 용과는 정말 無맛에 가까웠는데 용과가 원래 이렇게 달콤한 거구나 싶었다.
샤먼으로 가기 전 선택관광들을 살펴볼 때 남정토루 선택관광이 가격대가 좀 나가서 과연 볼만한 가치가 있나 이런 고민을 했었다. 결론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다는 점. 여기저기서 보기 쉬운 것들도 아니고 마을 자체에 특별함이 있어서 나는 볼만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밥이 맛이 없었다면 몰라도 밥까지 맛있었으니 더 가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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