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이야기 :)

[서울/용산] 다스티 더 히든/엔지니어링클럽. 삼각지역 연말모임 레스토랑 카페 추천

Larie 2023. 12. 18. 10:00

전 직장 동료들을 아주 오랜만에 만났다. 오랜만에 연락을 했는데 당장 돌아오는 주말에 시간이 맞아 급으로  식사는 파스타, 피자 등을 맛볼 수 있는 다스티 더 히든, 카페는 독특한 재미를 지닌 엔지니어링클럽, 모두 삼각지역 주변이었다. 

 

[다스티 더 히든]

 

 

 

 

다스티 더 히든은 지인에게서 제공받은 용산지역 맛집 리스트에 있던 곳이다. 그 리스트에서 몇몇 곳을 골라 동료들에게 보낸 후 선택받은 곳이다. 예약은 네이버와 캐치테이블에서 할 수 있다. 요즘 예약할 때 예약금을 결제해야 하는 곳이 많은데 다스티 더 히든은 따로 예약금 결제는 없었다. 영업시간은 네이버/캐치테이블 기준 평일 11시 반부터 22시까지(브레이크타임 15시~17시 반), 주말 12시부터 22시까지(브레이크타임 15시~17시)다. 네이버/캐치테이블이랑 카카오맵이랑 영업시간이 살짝 다르니 오픈, 마감시간에 간다면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

 

다스티 더 히든 외관

다스티 더 히든은 삼각지역 6번 출구에서 도보 1분 거리, 용산초등학교 앞에 위치하고 있다. 용리단길이나 삼각지역이나 음식점들은 보통 큰길에서 오른쪽 블록에 많은데 다스티 더 히든은 왼쪽 블록에 위치하고 있어서 가게 앞은 차도 잘 안 다니고 한적한 분위기였다. 

 

다스티 더 히든 1층 내부 

나무 문으로 들어가면 오픈 키친과 테이블이 있다. 1층에는 테이블이 몇 개 없고 손님이 아직 아무도 없길래 한적한 곳인가 싶었는데 2층으로 올라가면 안내받을 수 있다고 했다. 1층 입구 왼쪽에 또 다른 문을 열면 외부 계단이 나오고 올라가면 2층 홀이었다. 

 

다스티 더 히든 2층

2층에 올라가 보니 총 6-7개 정도의 테이블이었고 세 테이블 정도 식사를 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보니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예약자 이름이 적혀 있는 카드가 있었는데 이런 소소한 센스에 기분이 좋아졌다. 

 

다스티 더 히든 메뉴
다스티 더 히든 메뉴

다스티 더 히든의 메뉴. 메뉴는 크게 피자, 메인, 파스타, 사진에는 없지만 타파스와 부르스케타, 샐러드도 있다. 우리는 4명이므로 루꼴라&프로슈토 피자(24,000원), 파르미지아나 디 멜란자네(20,000원), 부여토굴 명란 오일 파스타(22,000원), 크림 뇨끼(24,000원)를 주문했다. 처음 와본 곳이므로 주로 '시그니처'라는 문구가 있는 메뉴 위주로 골랐고 음료는 따로 주문하지 않았다. 둘이서 온다면 커플세트를 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용산 다스티 더 히든

주문하면 식전빵이 제일 먼저 나오고 메뉴들도 하나씩 완성되는 대로 나왔다. 주방은 1층에 있어서 음식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었다.

파르미지아나 디 멜란자네는 가지요리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지는 싫어하는 식재료 중 하나였다. 나이가 들면 입맛이 변한다고 요즘은 가지를 피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곳의 파르미지아나 디 멜란자네는 좋아하는 맛이었다. 가지가 아주 푸우우욱 익어서 가지 특유의 물컹물컹하고 껍질이 따로 노는듯한 식감이 전혀 없었고 라구소스와 치즈가 곁들여지니 정말 맛있는 요리였다.

루꼴라&프로슈토 피자는 루꼴라와 토마토의 신선함이 돋보였다. 그리고 이탈리아 피자답게 도우는 담백했다. 크림 뇨끼는 아주 진한 크림의 맛이었고 뇨끼 식감은 감자 본연에 가까운, 찰기가 도드라지지 않은 식감이었다. 내 입에는 아주 살짝 짰다. 

명란 오일 파스타는 보기와는 다르게 명란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올리브오일+명란+마늘의 조합은 정말 좋아하는 조합니다. 올리브오일의 향도 좋았고 면의 익힘 정도도 좋았지만 역시 명란이 들어가서인지 간이 세게 느껴졌다.

다스티 더 히든에서 맛본 메뉴 중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파르미지아나 디 멜란자네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같이 나오는 빵이나 식전빵에 곁들여 먹으면 정말 맛있었다. 가지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집에서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

먹다 보니 2층 테이블은 만석이었다. 평일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주말이라면 예약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커플이 온 테이블도 있었지만 4~6명의 다인원 테이블이 더 많았다. 아무래도 공간 자체가 커서 손님이 많은 것도 아니고 복잡하지 않은 공간이라 대화하기도 좋고 맛도 괜찮아서 연말모임하기 좋은 공간인 것 같았다. 

 

식사 다 하고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다스티 더 히든 근처에는 카페가 없어서 건너편 쪽으로 미리 카페를 찾아봤었다. 괜찮아 보이는 곳이 있어서 갔더니 얼른 집에 가고 싶게끔 만드는 테이블과 의자들이라서 다른 곳을 다시 급하게 찾아봤다. 그렇게 가게 된 곳이 엔지니어링클럽이다.

  

[엔지니어링클럽]

 

 

 

카페 이름이 엔지니어링클럽? 무슨 의미일까 싶었는데 들어가 보면 느낌이 온다. 뭔가 사장님이 공대생일 것 같은 느낌.. 독특한 장치들이 있었다. 핀볼 게임 장치도 있고 결코 단순해 보이지 않는 도르래처럼 설치되어 높낮이를 조절하는 조명도 있었다. 

바 공간이 좌석과 그다지 구분되어 있지 않은 느낌. 좌석은 벽을 따라 있었고 가운데에도 2인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었다. 테이블 종류도 다양하고 의자도 다양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그래도 반만 차 있었는데 3시쯤 되니 만석에 웨이팅도 생기는 카페였다.

 

용산 카페 엔지니어링클럽 
용산 카페 엔지니어링클럽

엔지니어링클럽 메뉴. 에스프레소 메뉴, 브루드 메뉴, 논커피 메뉴, 알코올메뉴, 디저트 메뉴 등이 있었다. 원두는 고소한 원두, 산미가 있는 원두, 디카페인 이렇게 세 종류였다. 주문하면 메뉴는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나는 카푸치노. 시나몬 파우더가 어우러진 카푸치노는 가을, 겨울에 참 잘 어울리는 커피다. 물론 24/7 마셔도 맛있지만. 엔지니어링클럽의 카푸치노는 정통 카푸치노의 느낌이었다. 양이 적고 드라이한 카푸치노였다. 오른쪽은 친구가 마신 아몬드봉봉. 아이스만 가능한 메뉴다. 통아몬드와 아몬드 크림, 커피, 연유가 층층이 있다. 설명해 주시길 통아몬드를 먼저 먹고 크림만 떠먹어도 되지만 커피와 함께 마시는 것을 추천하며 크림을 다 먹으면 밑에 연유와 섞어서 마시라고 하셨다. 상당히 달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미 이름에서부터 당충전용이라는 게 느껴지긴 했다. 또 다른 친구는  머드카카오를 마셨는데 음용온도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크림을 따로 주셨다. 달기보단 카카오의 씁쓸함이 도드라지는 음료라고 했다. 

커피도 맛있지만 공간이 주는 재미가 있는 엔지니어링클럽이었다. 

 

용리단길에도 수많은 가게가 있지만 조금만 윗쪽으로 올라오면 삼각지역 주변에도 맛있는 가게가 많아보였다. 물론 다스티 더 히든과 엔지니어링클럽 포함. 용산에서 약속이 생긴다면 가볼만한 음식점과 카페로 추천한다.